진주보건대학교가 반백 년 세월을 보내고 올해 50주년 을 맞았습니다. 대학 역사의 산증인으로서 총장님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제가 건축과를 다닌 덕분에 대학을 지을 때부터 깊숙이 관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시절은 땅을 파려면 다 곡괭이로 파야 하던 때였는데,우리 대학이 자리 잡을 곳은 그 밑이 죄다 돌이었어요.그래서 땅을 깊게 못파니까 울퉁불퉁한 땅위에 그대로 학교 건물을 올릴수밖에 없었죠. 학교를 짓는 과정에서 인부들을 이끌고 직접 모래를 퍼 나르고 자갈을 옮기며 일했고, 그런 옛날 방식으로 결국 학교를 세웠습니다.그런 학교가 지금은 최신시설과 설비를 갖춘 네 개 동의 번듯한 모습이 되어 지천명(知天命)을 맞았습니다. 지난 시간을 기억해보니 정말 감회가 새롭고 그 감격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대학 운영 초기부터 공부 열심히 하는 대학의 전통이 만들어졌다고 알고 있습 니다.
대학 운영 초기에는 간호사가 되려면 3학년 때 국가시험을 봐야 돼요. 처음 국 가시험을 봐야 하는 학생들이 있었는데, 당시는 아직 기숙사도 없을 때니까 교실 하나에 2층 침대들을 가져다 놓고 거기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집중 공부를 하도록 했던 거죠. 초창기부터 10여 년 이상은 그런 체계를 유지했습니다. 이러한 체계로 국가시험을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 입장에서도 그런 하드 트레이 닝을 통해 전국 국가시험 1등도 배출하고, 합격률 100%도 달성할 수 있었고요.
설립자인 선대인께서 소천하시고, 대학 정원이 해마다 계속 늘던 시절에 대학 운영을 맡아 하셨습니다. 그 확장의 시절에 어려운 점은 없으셨습니까?
현대건설에서 일하던 때였는데 제가 휴가를 내고 사우디에서 잠시 돌아와 있던 와중에 설립자께서 돌아가신 겁니다. 그때 제 나이 서른하나, 둘밖에 안 될 때인데 그 뒤로는 정말 고난의 세월이었습니다.(웃음) 물론 다른 분들이 대학을 책임지고 맡아 주시던 시절도 있었지만, 학생들이 점차 늘고 그에 맞춰 교실과 건물을 서둘 러 증축해야 했던 시기였으니까요. 하루가 멀다 하고 그야말로 돈하고 전쟁을 치러 야 했습니다. 그런 전쟁 같은 세월이 결국 끝이 난 게 2018년이었습니다.
특별히 고난의 시기가 끝이 난 해로 2018년을 특정하신 이유가 있습니까?
한 10년 터울로 건물을 하나씩 지었고, 그 마지막 건설이 드디어 끝이 난 게 2018년이었으니까요. 그때는 설립자께서 처음 세웠던 건물도 다 허물고, 요즘 발 달되어 있는 장비들을 이용해서 지면 아래 돌들도 다 끄집어냈습니다. 그렇게 끄집 어 낸 돌의 무게만 360톤에 달했죠. 그걸 다 빼내니까 비로소 평지가 되더군요. 거 기에 지금 볼 수 있는 5층 건물을 세웠고, 그걸 2018학년도 1학기부터 사용하기 시 작한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 대학이 건물 짓는 데만 대체 몇 년의 세월을 보낸 거겠 습니까? 진주보건대학교 역사는 그렇게도 참 어려운 시절을 이겨내고 힘들게 써 내려간 성장의 역사였습니다.
현재 대학을 운영하시면서 목표로 삼고 있는 지향점이 있으십니까?
미국에는 커뮤니티 칼리지라는 게 있어요. 정확히 같지는 않아도 우리나라로 치면 그래도 전문대학과 비슷한 건데, 아이비리그 대학교의 학생들도 처음에는 이 런 커뮤니티 칼리지를 거치는 경우가 미국에는 많아요. 우리 대학은 그중에서도 유 럽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 세운 전통 있는 리버럴 아츠 칼리지(Liberal arts college) 의 모델을 따라가야 한다고 봐요. 기존처럼 전문 직업인을 양성하되 좀 더 사회에 서 중추적인 역할들을 해나갈 수 있고 자기 인생을 멋지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인문 적인 소양을 많이 첨가하는 거죠. 그 부분이 최근 들어 제가 우리 임직원들에게 많 이 강조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우리 대학 캐치프레이즈도 예전에는 ‘작은 대학, 큰 미래를 꿈꾸어라’, 이렇 게 갔었는데 근래에 바꿨습니다. 영어로는 ‘For your smart Future’. 우리말로 풀면 멋진 대학, 멋진 미래쯤 되겠죠? 멋진 미래인, 저는 우리 학생들을 이렇게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학령인구의 감소와 함께 대학의 위기에 대한 얘기가 널리 회자되고 있습니다. 특별한 대책이 있으십니까?
근래 들어 2025년을 바라보며 중장기 비전을 만들어 내놓기도 했고, 학령인구 감소와지역인재역외유출등으로인한지역대학들의위기에공동대응하기위 해 부울경권 전문대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대학 만의힘으로는분명부족한점이있습니다.따라서같은권역내의대학들과네트 워크를더욱굳건히다지며앞으로도공동전선을펼쳐나갈생각입니다.또우리 대학 내부적으로는 미래사회에 대응할 수 있는 교육혁신, 지역과 함께 하는 산학혁 신, 글로벌 역량강화, 대학환경 최적화 등에 집중하며 명문대학교 도약을 위한 내 실을 채워나갈 계획입니다.
끝으로 설립 50주년을 기념하는 <진주보건대학교 50년사> 발간의 의미를 짚 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모든 이가 대학의 위기를 말하는 시기에 이처럼 과거의 우리 역사를 정리한 책이 출간됐다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지나간 실패와 성공의 사례들을 시금석(試金石) 삼 아우리의미래지표로활용할수있으니까요.저는금번출간되는이책을미래의 균형 잡힌 발전을 위한 주춧돌이자 디딤돌로 여기고, 우리 대학 교직원들이 이를 미래의 지침서로 잘 활용하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우리 대학 50년사 제작을 위해 애써주신 대학 내외부의 모든 관계자 여러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제 긴 이야기는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